정성구 박사 칼럼,"쇼핑백에 담긴 투표용지"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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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6.3 선거 날, 나는 밤잠을 설쳤다. 네 번이나 깨어서 T.V를 시청했다. 혹자는 ‘목사가 선거에 뭐 관심이 그리 크냐!’ 하겠지만, 유권자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고, 나라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의 담론 가운데는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어야 하며, 목사들이 정치나 선거 같은 데 관심을 갖는 것은 세속이다’라고 치부하는 분위기였다. 불신 사회에서 ‘종교는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성직자 답지 못하다’라고 비판했었다. 한편, 목회자들의 안전한 지대는 <중도>였다. 중도는 입 다물고 눈 감고 귀 막고 싸구려 복음을 선포하는 것을 지향해 왔다. 그리고 인문학적 행복론에 취해 있어, 나라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낙관적 세계관이 지배하고 있었다.
팽팽한 시소게임에 마음을 조리다가 당선자가 결정될 때, 시민 각자의 마음에 점찍어둔 사람이 당선이 확정될 때는 자기가 당선된듯했고, 낙선하면 T.V 앞에서 패닉 상태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서울 어느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모자라서 투표를 할 수 없었단다. 당국자들이 허겁지겁하는 말이 ‘투표율이 50%밖에 안될 듯해서 그렇게 준비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은 코메디다. 이 지구상에 선관위가 ‘어느 동네는 50% 정도 예측하고, 그것밖에 준비했다’라고 했다. 이런 뉴스가 전 세계에 톱 뉴스로 나가고 있으니, 참으로 창피하고 부끄럽다.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항거, 항명, 투쟁을 불사하자, 얼마 후 어디서 준비했는지, 선관위 직원이 「쇼핑백에다 투표용지」를 듣고 왔다. 대한민국은 IT 전문 나라요, 방산 수출 일등 국가요, 온 세계가 한국을 모델로 하려고 서울로, 부산으로 몰려드는 판에, 투표 시간이 다 지났는데 투표용지가 모자란다 하니 어디서 찍어서 왔는지 「쇼핑백에다 투표용지」를 들고 뛰어왔다.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남쪽 어느 지역에는 투표율이 120~130%된 데가 여러 있었다고 한다. 에스겔 골짜기에 널부러져 있는 마른 뼈들이 투표했나? 과거의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피를 통하는 심정으로 말하는 일이 있었으나, 그냥 대충 넘어가고, 윽박지르고, 돌려치며, 감옥에 넣어 지나갔지만, 이번 사건을 보니 나같이 세상 돌아가는 것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아! 누군가가 막후에서 선거를 기획하고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개혁 신학의 터를 세운 요한 칼빈(J. Calvin)과 아브라함 카이퍼(A. Kuyper) 박사의 의견을 생각고자 한다.
<국가>
「국가의 모든 통치권은 개인을 보호해 주고, 가시적 영역에서 상호 간의 관계를 분명히 주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가 모든 전권을 다 가진 것처럼 명령하거나, 강제로 통치하는 것은 잘못이다」 (1880년 10월 20일, Vrije Universiteit 개교 총장 연설 중 영역주권 사상을 선포)
「양심이 매장당한 사람들로 구성된 나라는, 벌써 그것만으로도 국가의 힘을 상실하고 있는 셈이다」 (1898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의 칼빈주의 강연에서)
<정부>
「정부란, 하나의 도덕적 기구여야 한다」(카이퍼가 세운 반혁명당의 당 지침인 Ons Program p. 63)
「만일 정부가 하나님의 말씀이 금하시는 것을 요구하거나, 명령할 때 우리는 순종하지 말아야 한다.」(카이퍼 박사의 경건의 훈련 중에서)
「우리는 무정부주의를 반대한다.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에게 위임된 권위를 행사할 때, 정부의 임무는 모든 사회 단체들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권위를 수호하기 위해 무력을 통해서라도 국가의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혁명 분자를 다스려야 한다.」(1902년 3월 11일, 카이퍼의 의회 연설)
<정치>
「다른 정당들은 다수 의석 확보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적 원리들을 위해서 선거 운동을 한다.」(1873년 6월 6일 자 일간 Standaard 지)
「민주주의 이념을 통해, 힘 없는 민중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선거권을 넓혀야 한다. 모든 사회 계층은 선거를 통해 국가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1869년 11, 15 주간지 Heraut)
「침묵을 마치 사랑인 것처럼 비겁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카이퍼의 하나님께 가까이 106장)
「목사에게는 두 가지 목소리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양을 모으는 소리요, 또 다른 하나는 이리를 쫓는 소리다.」(John Calvin, 목회서신 주석 p.206)
Soli De Gloria, Coram Deo.
